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캠프가 최근 '1강 2중' 지지율을 나타낸 여론조사 결과들에 신뢰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불과 한 달 전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던 때 펼친 주장과 상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후보 측 김영환 미디어본부장은 2일 “과거에는 고가의 고품질 조사가 가능했으나, 지금은 저가 저품질 여론조사, 또 정치적 편향성을 갖는 여론조사가 판을 치고 있다. 한마디로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김 본부장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지 않은 무응답자 중에서 유보계층, 여론조사에서 지지후보 없는 계층,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한 계층, 기울어진 응답자 분포를 고려하면,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 아무리 적게 평가해도 대동소이하게 50% 정도의 유동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른 말로 하면 여론조사는 50%의 여론만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며, 이것도 샘플의 오염으로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안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이 맞물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앞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할 당시 캠프에서는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혹을 제기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를 비난한 바 있다.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지난달 4일 김기옥 국민의당 부대변인은 “문재인 후보는 자기들에게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몰상식하게 선관위에 조사 의뢰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언론탄압임을 인식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국민이 만들어 가고 있는 양자구도는 기정사실이고 일대일 구도에서 안철수 후보가 이기는 것은 이미 대세”라며 “자기들에게 불리하다고 해서 상식적이지 않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여론조사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라고 지적했었다.
이틀 뒤인 지난달 6일에도 양순필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여론조사에 대한 문재인 후보 측의 오만한 이중성’이란 제목의 논평을 통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양자대결은 물론 다자대결에서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보도되고 있다. 그러자 문 후보 측에서 ‘안철수 후보를 띄우려는 잘못된 조사’라느니 ‘상식적이지 않다’느니 하며 조사기관과 언론사를 공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 부대변인은 “그간 많은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1위로 나왔을 때는 이를 활용해 대세론 운운하더니, 이제 다른 결과가 나오자 조사 방식을 생트집 잡아 부정하는 건 소인배 행태고 민심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자기가 1등으로 나온 여론조사는 절대적으로 맹신하고,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조사결과는 무조건 부정하는 이중적인 태도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번 대통령선거는 안철수-문재인 양강구도로 치러질 것이라고 예견했고 이제 이것이 국민여론을 통해 현실화 되고 있다”고 여론조사의 신빙성에 힘을 실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