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넘보면서 코스닥 지수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닥 시장에 훈풍이 감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8일 628.24로 마감, 한 주간 6.72포인트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약 6년 만에 2200선을 돌파하며 고공 행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통상 코스피 시장의 대형주 랠리가 이어지면 중소형주 중심인 코스닥 시장은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실적 개선이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증시 자금이 그쪽에 쏠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코스피 랠리에서 코스닥 시장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1분기 실적 시즌에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 업종은 물론 대다수 업종에서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특정 몇몇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완전히 박스권을 탈피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증시에 뛰어들면서 코스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올 들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지난 1월 2조8085억 원으로 출발해 2월 2조8114억 원, 3월 3조322억 원, 4월 3조4655억 원으로 매달 증가하는 추세다. 코스피의 선전으로 증시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코스닥 지수 역시 지난 3월 10일 596.85로 올해 최저점을 찍은 후 계단식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보다 상승 속도는 지지부진해 보이지만,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끝없는 추락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적다. 특히 조기 대선은 코스닥 상승을 견인할 좋은 재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코스닥 시장은 대선 이후 신성장 산업 육성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곤 했다. 지기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력 대선주자의 공약 내용에 중소기업 육성정책이 포함되면서 코스닥 지수는 추세적인 상승 구간에 진입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스닥에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점을 우려한다. 여전히 코스닥에 대한 기관이나 외국인의 관심이 저조해 추세적인 상승을 확신하긴 이르다는 시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오랜 기간 코스닥 수급은 주가 상승에 우호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