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해는 박스권을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어도 좋겠다. 지난 7년간 지수 상단을 제약했던 악재들이 하나둘씩 소멸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의 경기가 자생력을 지니고 회복되고 있다. 미국은 이미 경기 회복으로 금리 인상을 넘어 중앙은행의 자산 매각까지 고려할 정도다.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것은 긴축을 의미하지만, 경기회복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점도 기억하자. 중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이 6.9%를 기록하면서 중국 경기 바닥에 대한 기대가 짙어진 점도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 호재다.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한 점도 코스피의 박스권 돌파 기대를 높인다. 박스권을 지속했던 이유 중 하나가 대형주의 장기간 약세였다. 2009년 주당 60만 원을 넘었던 포스코(POSCO)가 지난해 15만 원대까지 하락했다. 철강·조선·건설·화학·정유 업종도 시기의 차이지 흐름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지수는 박스권에서 발목 잡는 역할을 했던 기업들이 지수 상승의 주역이라는 사실이다. 경기 회복과 글로벌 구조조정이 맞물리면서 장기간의 약세를 마무리하고 상승 대열에 서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대형주와 금융주의 상승세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IT는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반도체·OLED 호황 덕을 보고 있으며, 금융주는 금리 상승과 금융규제 완화라는 호재를 만났다. 대형주 상승에 쏠림이 아닌 균형이라는 점에서 최근 지수상승은 모래성이 아니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여전하다. 북핵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중앙은행의 긴축 그리고 트럼프의 보호무역 등과 관련된 악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이들 악재는 지수 변동성 요인이어도 방향성 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오히려 트럼프의 달러 약세 정책과 국내 경기 회복으로 원화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점은 외국인 매수세에 우호적인 변수다. 탄핵으로 인한 신정부가 들어서 정책과 관련된 컨트롤 타워가 갖춰진 점은 덤이다. 올해 코스피는 2350선을 바라볼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