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조 원의 자금을 운용 중인 우정사업본부가 이달 말 5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차익거래를 재개한다. 전문가들은 우본의 차익거래 재개로 선물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 제고와 변동성 완화, 유동성 보강에 따른 증시 활성화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26일 오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우정사업본부 차익거래 재개에 따른 자본시장 영향 및 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차익거래 프로그램 구축이 완료되는 이달 28일께 5000억 원의 자금을 차익거래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하다면 투자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익거래는 주가지수선물시장에서 선물가격과 현물가격과의 차이를 이용해 차익을 내는 기법이다. 주로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이뤄진다. 우본은 2012년 까지만 해도 면세지위를 활용해 적극적인 차익거래를 수행했다. 당시 우본은 일평균 1613억 원을 거래하며 전체 차익거래 시장의 56.8%를 차지했다.
2011년 11조5000억 원에 달했던 차익거래 시장은 2013년 우본 거래세 면세조치 일몰과 함께 2013년 20조5000억 원, 2015년 10조5000억 원, 2016년 9조4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프로그램 매매 중 차익거래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6.2%에서 59.7%로 급증했다. 이에 지난해 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우본의 차익거래에 대한 0.3%의 증권거래세를 이달부터 2018년 1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키로 했고, 우본은 이달 말 주식시장에서 차익거래를 재개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우본의 차익거래 재개가 증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선물과 현물의 연계거래를 통한 가격발견 기능이 제고돼 시장의 효율성이 증대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불필요한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진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차익거래 증가로 거래상대방의 거래가 유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 보강에 따른 증시 활성화가 기대된다”면서 “주가지수선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 쏠림 현상을 완화해 장기적으로는 시장 안정성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우본은 국내 주식 차익거래 운용사로 위탁운용사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대신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DGB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멀티에셋자산운용 등 10곳을 선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