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1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 대비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 1분기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투자은행)’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이후 첫 실적 발표라는 점에서 대형사들의 순위에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 구성종목인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6개사의 1분기 순이익 합계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7% 증가한 3429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예상과 비교할 때 4.3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개별 증권사별로 보면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가 전년 동기 대비 61.09% 증가한 860억 원으로 순이익 선두를 달릴 전망이다. 이어 NH투자증권이 같은 기간 15.63% 증가한 742억 원, 메리츠종금증권이 26.27% 증가한 634억 원, 삼성증권이 23.51% 증가한 573억 원의 순이익을 각각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키움증권은 순이익 464억 원으로 증권업 구성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뒷걸음질이 예상되고 있다.
1분기 증권업계 실적 개선을 이끄는 주된 배경은 ELS(주가연계증권) 호조다. 글로벌 주요 지수 상승에 따른 ELS 조기상환이 재발행으로 연결되며 증권사의 수익 선순환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조기상환된 ELS는 20조280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5%, 전 분기 대비 146% 각각 증가했다. 1분기 ELS 발행 규모 역시 17조3621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134%, 72% 늘어났다.
반대로,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채권 관련 손실은 줄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채권 금리가 약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점진적으로 인상한다는 기조가 확인되면서 우려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지수가 크게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별로 탄력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7조4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7% 줄었고, 전 분기 대비로는 4.33%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상승했지만,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활발한 코스닥 시장이 비교적 부진했던 탓으로 분석된다.
한편, 올해는 초대형 IB 경쟁의 개막전이라는 점에서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대형사의 실적 경쟁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투자증권을 주요 자회사로 둔 한국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 추정치 837억 원으로 미래에셋대우를 바짝 추격 중이다. KB지주 100% 자회사로 편입된 KB증권은 전망치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지만,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어 ‘다크호스’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