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은 현재 일진전기, 일진다이아몬드, 일진디스플레이 등 3개 상장사와 20여개의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중견그룹으로 올해 창립 40회를 맞는 가운데 부품 소재 전문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진그룹의 시작은 그야말로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지난 67년 직원 1명으로 시작한 일진은 원천기술이 없어 외국 기술을 수입해 상업화하는 국내 산업의 현실을 극복하고자 부품과 소재개발을 중심으로 한 기술특화 분야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 뒤 일진은 전기부품 국산화를 주도하고 PCB(인쇄회로기판) 전해동박 기술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으며 현재 세계 일류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회사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알짜 중견그룹으로 자리매김 했다.
◆지배구조 정점 상장 3사 포진...후계구도 '다져'
일진그룹의 지배구조는 일진다이아몬드와 일진전기 등 2개의 상장사를 정점으로 비상장계열사들이 얽혀 있다.
일진다이아몬드는 일전전기의 지분을 19.24%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탄소나노튜브 전문생산 업체인 일진나노텍 지분 41%와 공업용 다이몬드 제품을 판매하는 마그마툴 65.69%를 갖고 있다.
또 일진전기의 경우 일진다이아몬드와 일진디스플레이의 지분을 각각 0.01%씩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부품 소재 전문기업들의 지분을 두루 보유하면서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
허진규 회장은 일진전기 11.49%와 일진다이아몬드 28.93%, 일진디스플레이 21.29%를 보유하면서 그룹 지배권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
또 허 회장은 향후 차기 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장남인 정석씨에게 일진전기 8.12%, 일진다이아몬드 33.35%, 일진디스플레이 19.35% 등을 몰아줘 차기 후계구도를 확실히 준비해 놓은 상태다.
아울러 올해 초 일진그룹은 장남인 정석씨와 차남인 재명씨를 각각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2세 경영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허정석 일진중공업 부사장은 일진전기 공동대표이사 겸 일진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차남인 허재명 일진소재산업 대표이사 전무는 같은 회사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아울러 허 회장의 첫째 사위인 김하철 일진디스플레이 부사장, 둘째 사위인 일진모터스 김윤동 사장도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일진전기 그룹 매출 40% 차지...매연저감장치 등 신사업
일진그룹의 핵심 계열사는 단연 일진전기다. 그룹 매출의 40% 가량이 일진전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일진그룹 주력사인 일진전기는 지난해 국내 최대 물류회사인 대한통운과 배출가스 저감장치 장착과 물류혁신 프로젝트 제휴협약서를 체결하면서 매연저감장치 시장에 나서게 됐으며 향후 엄청난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진전기 제품은 배기가스의 온도조건과 관계없이 매연을 제거하는 제3세대 매연저감장치로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뤄냈다.
아울러 일진전기는 올해 7월 자회사였던 일진중공업과의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일진전기는 일진중공업과의 합병으로 전선에서 중전기까지, 중저압에서 초고압까지, 송전?변전?배전 분야에 걸쳐 토탈 솔루션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특히 전선, 변압기, 차단기를 모두 보유한 업체는 일진전기가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일진전기는 현재 전기를 넘어 시스템, 환경, 홈네트워크, 조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중에 있는 가운데 신규사업 매출 비중이 2009년에 이르러서는 18%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일진전기는 지난달 베트남 현지 중전기업체 하나카와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하면서 해외 사업부문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번에 설립된 `하나카-일진`은 베트남 하노이근교 박닌성에 위치하고 있으며, 투자규모는 2500만달러다.
하나카-일진은 일진전기가 지분의 5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되며 현재 연 6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설립초기에는 중저압 케이블 및 알루미늄 피복강선 위주로 생산할 계획이며, 향후 초고압 케이블 생산도 검토할 예정으로 오는 2012년 14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도 일진디스플레이와 일진다이아몬드를 통해 나노프로젝터의 세계시장 진출과 세계 최고 공업용 다이아몬드 가공회사를 보유하면서 중견그룹을 넘어 서기 위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방송사업 진출은 '난항'
한편 일진그룹이 신규사업의 일환으로 진출한 방송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진그룹이 지난 2000년 인수한 전주방송이 현재 방송위원회에서 방송 송출 재허가가 보류된 상태이다.
방송위는 지난 21일 전국의 민영방송 재허가 심사에서 전주방송에 대해 1000점 만점에 기준 점수인 650점 미만을 매겨 재허가 추천을 보류했다. 전주방송 재허가가 되지 않으면 사실상 방송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
이에 노조는 한달째 사장 퇴진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노조의 파업으로 전주방송은 일부 뉴스가 불방되는 등 일부 프로그램 제작에 파행을 빚고 있다.
또 일진그룹은 최근 지난 6월에 설립된 케이블TV 일자리방송(JCBN)을 설립했지만, 아직까지 방송 송출이 되지 않고 있다. 성시종 기자 ssj@e-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