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4개의 독립법인 출범과 함께 2021년까지 기술 개발에 3조5000억 원 투자, 설계 및 연구개발 인력 1만 명 확보 등 ‘기술, 품질 중심의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조선ㆍ플랜트 부문이 어려워졌지만 재도약을 위해서는 기술 확보가 힘이라는 판단에서다.
경영전략 발표 내용에 따르면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은 5년간 시설투자 3900억 원을 포함한 총 2조500억 원을 기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및 스마트십 개발과 해양플랜트 설계 능력 강화, 디지털화 된 스마트 야드 구축 등을 통해 선제적 기술 확보와 고품질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과 현대건설기계는 각각 6800억 원과 66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기술 개발에 투자함으로써 신제품 연구개발을 통한 판매 라인업 확보에 집중, 세계 유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보틱스는 OLED 공정용 로봇 사업 확대와 서비스 사업 확장을 위한 부품 공용화 개발, 클린룸 신축 등에 11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향후 매출액 대비 기술개발 투자를 글로벌 선진기업 수준인 6~7%까지 확대해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우수한 인력 확보를 위해 신인사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4개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부사장급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신제품 개발 추진에서부터 기술전략 수립, 연구인력 선발, 육성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신기술 개발을 위한 설계 및 연구개발 인력은 현재 4000명에서 2021년 1만 명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공채제도뿐만 아니라 인턴, 장학생 선발, 찾아가는 채용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 우수인재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신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성과를 창출한 직원 및 업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가진 인재에 대해선 파격적인 승진과 처우를 보장하고 해외 유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두산중공업은 2019년까지 출력 270㎿, 효율 40% 이상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설계와 제작 역량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자금을 직접 시장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가스터빈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원천기술 확보 등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BW 발행으로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155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일반 회사채 발행보다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이 붙은 BW를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