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다우(Dow)와 듀폰(Dupont)의 신설합병법인인 다우듀폰(DowDupont, Inc.)에 대해 경쟁제한행위 가능성을 우려해 6개월 내에 ‘산 공중합체’의 자산 매각 조치를 내렸다. 산 공중합체는 접착성이 있는 합성수지의 일종으로, 알루미늄 포일 등 각종 포장용 재료의 접착력을 높이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공정위는 9일 다우와 듀폰이 제출한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한 결과, 산 공중합체 시장에서 독과점이 우려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우와 듀폰의 신설합병법인인 다우듀폰은 산 공중합체 개발ㆍ생산ㆍ판매와 관련한 자산을 기업결합 완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
앞서 다우와 듀폰은 2015년 12월 11일 신설합병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2016년 5월 4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다우와 듀폰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화학업체로, 두 회사 모두 국내 매출액이 200억 원 이상의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다.
이번 기업결합 후 다우와 듀폰의 기존 주주들은 신설되는 다우듀폰 주식을 50%씩 소유해 자회사로 두고 농업ㆍ소재과학ㆍ특수제품 사업부문으로 재편한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에서 석유화학제품의 일종인 산 공중합체 분야에서 경쟁을 제한할 것으로 우려돼 관련 영역에서 심도 있는 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종자ㆍ농약ㆍ기타 화학제품 분야에서는 결합 회사의 사업 간 중첩이 발생하지 않거나 결합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낮은 관계로, 문제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산 공중합체 분야에서는 경쟁제한행위가 우려돼 자산 매각 조치를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 후 시장집중도, 단독효과, 협조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번 기업결합이 산 공중합체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기업결합 후 상위 3개 사업자의 세계 시장점유율 합계는 77.7%로,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됐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 후 단독으로 가격인상 등의 경쟁제한행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공정위는 봤다.
산 공중합체 시장에서 다우는 32.54%로 1위를, 듀폰은 15.29%로 3위 사업자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2위 사업자인 엑슨모빌(ExxonMobil) 시장점유율의 2배 이상이다.
이에 공정위는 산 공중합체 개발ㆍ생산ㆍ판매와 관련해 두 결합 회사 중 한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기업결합 완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매각하도록 조치했다. 또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는 산 공중합체 관련 자산을 분리해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