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장이 뭐길래...선임 또 연기 파행

입력 2017-04-05 09:24 수정 2017-04-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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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분리 후 첫 행장..수협중앙회 대 정부 대립

수협은행장 새 수장 선임이 난항을 겪고 있다. 행장추천위원회는 재공모 후 열린 재논의에도 최종 후보 선정에 실패했다. 수협중앙회와 정부간 입장차가 커 새행장 선출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 행추위는 지난달 31일에 이어 지난 4일 재논의에도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전날 11명 후보 가운데 3명으로 압축했지만, 최종 후보자 선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다시 행추위를 열어 차기 행장 선임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와 분리돼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수협은행은 중앙회가 100% 출자한 주식회사 형태의 지배구조로 탈바꿈하게 됐다. 자본금 2조 원 대의 중견은행으로의 재도약이다.

이번 행장은 신경분리 후 첫 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가게 되는 역사적인 자리인 셈이다. 다만, 수협은행장의 보수 수준은 성과급을 다 합쳐도 2억 원 수준이다.

게다가 대주주인 수협중앙회가 해양수산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공직 유관 단체인데다, 1조 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상태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의 통제를 받는다는 단점도 있다. 역대 행장 중에서는 관료 출신이 많았던 이유다.

이 영향으로 수협 행추위 역시 중앙회가 추천한 2인과 정부 측 인사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행장은 정관에 따라 위원 4명의 추천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셈이다.

게다가 수협 측 2명은 내부 출신인 강명석 수협은행 감사를, 정부 측은 관료출신인 이원태 행장을 밀고 있어 최종 후보 선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정부측 인사의 반대에 부닥쳐 강 감사가 행장 자리를 꿰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최근 해수부와 수협이 모래 채취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어 강 감사 낙점이 더욱 어려워졌다.

반대로 이 행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된다고 하더라도, 주주총회를 넘어야 한다. 대주주인 수협중앙회가 관료 출신 행장 선출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과해도 노조를 비롯한 내부 직원의 반발까지 잠재워야 한다.

행장 선임이 이 행장 임기 만료일인 12일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혼란은 더욱 가중되게 된다. 상법에는 후임이 없을 경우 현 대표이사가 직위를 계속 유지해야한다고 명시됐다. 하지만 수협은행 내부 규정은 퇴임하고 대행체재로 전환되게 돼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복잡함 셈법을 가진 수협은행장 선출이 새정부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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