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오는 17일 충청권 명사모임인 백소회에 참석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입당을 철회하고 독자 세력화를 선언한 정 이사장이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한 반 전 총장과 어떤 얘기를 나눌지 주목된다.
정 이사장 측 관계자는 16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내일 백소회 정례모임이 예정돼 있어 정 이사장도 참석할 계획”이라면서 “반 전 총장도 오실 것으로 안다. 만나셔서 어떤 얘기든 나누게 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백소회의 이달 모임이 주목되는 건 정 이사장이 전날 바른정당 입당 의사를 철회하면서 “그동안 함께 준비해왔던 동반성장의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창당까지 고려한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한국당 내 충청권 의원들과 긴밀히 접촉하면서 정치결사체 구성과 같은 수준의 연대를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수, 성일종 의원 등이 박 전 대통령을 엄호하는 강성 친박근혜계 의원들 사이에서 당 잔류를 사실상 포기, 충청을 대표할 수 있는 세력화에 고민하며 정 이사장에 손을 내밀었다는 전언도 있다. 반 전 총장의 중도낙마로 오갈 데 없어진 이들이 또 다른 충청 출신 잠룡인 정 이사장을 구심점으로 삼아 충청권 기반 정치 세력화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17일 모임에 정 이사장은 물론 탈당을 저울질 중인 한국당 충청권 의원, 그리고 반기문 전 총장까지 한자리에 모일 경우 충청권 중심 정치 세력화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 반 전 총장이 영호남 패권주의 사이에서 충청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필요성을 언급하고 정 이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만 한다면 이를 명분으로 정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화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백소회란 충청 출향 인사들의 모임으로, 월 1회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 지난 2월 17일 열린 모임에도 정 이사장과 한국당 대선주자인 안상수 의원 등이 참석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