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혁신이 각 경제주체들의 금융ㆍ경제활동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전개될 국제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열린 3월 금융협의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의 발언은 미국과 일본, 독일 등에서 이미 1~2년 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관련한 일부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뒤쳐졌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특히 디지털혁신이 지급결제시스템 운영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한은이 그동안 지급결제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급결제부문의 지원체계를 개편하고 감시활동을 강화해 왔고, 금융안정과 통화정책에 미칠 파급영향과 잠재리스크에 대한 연구를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총재는 금융부분의 디지털화는 세계적인 관심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2주 뒤인 17~18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개최될 예정인데 최근 국제경제 환경의 급변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할 것”이라면서 “이와 함께 디지털혁신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분절화ㆍ탈중개화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관련 규제체계 마련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도 이런 변화가 커다란 도전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사업기회”라면서 “이미 추진 중에 있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업무영역의 확장과 리스크 관리에 가일층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 총재를 비롯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윤종규 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용병 신한 은행장, 이경섭 농협 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 은행장, 박종복 SC제일 은행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