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현대상선 등 해운업계가 실적호조와 함께 내년 시황도 밝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해운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122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9%가 늘어났으며, 현대상선도 936억원의 영업익을 올려 전년동기대비 무려 649%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업계의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라는 시기적 특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시아-유럽' 노선의 지속적인 물량증가에 따라 경영실적이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 원자재 수송량의 증가로 인한 건화물선(드라이 벌크) 시장의 지속적 호황도 해운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2008년 해운업은 역대 최고의 호황이 될 것이라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어 해운업계는 말 그대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미 벌크선 시장을 중심으로 컨테이너선도 최고의 한 해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사상 유례 없는 성장을 보인 벌크선 시장은 내년에 더욱 강세를 띠게 될 것"이라며 "톤-마일 증가로 인한 수요강세는 추가적인 운임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그 물동량이 급증한 '아시아-유럽'노선은 컨테이너 선사에게 톡톡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현대상선 관계자는 "유럽노선의 경우 미주노선보다 운항일수가 2배 가까이 걸린다"며 "유럽노선에 대한 수요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컨테이너선의 매출 및 영업익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이와 관련, 내년부터 세계적인 선사들이 회원사로 속한 'TNWA'와 함께 '아시아-유럽' 항로를 내년 1월부터 확대ㆍ개편키로 했다.
현대상선은 중국과 유럽의 주요항만을 연결하는 '남중국 서비스(SCX)'항로에 8100∼8600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투입하는 등 수송량을 크게 증가시키기로 한 것.
현대상선 관계자는 "아시아-유럽 항로는 최근 세계 컨테이너 항로 중 물동량 증가세 및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지고 있는 노선"이라며 "초대형 선박을 투입하고, 기항지를 확대함에 따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운업계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 해운사들은 공격적으로 선박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우 지난 5월 초 86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벌크선을 10척 주문했다.
현대상선도 지난 2005년 발주한 8600TEU급 선박의 인도를 기다리면서 컨테이너·벌크선·LNG선 등 다양한 종류의 선박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올해 벌크선 시장의 최대 호황으로 일약 '빅3 해운선사'로 발돋움한 STX 팬오션은 올해 들어 30척의 선박을 신규로 발주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지속 중이다.
하지만 해운업계의 성장을 가로막는 암초는 항시 존재하고 있다.
세계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가능성과 환율하락·고유가 현상의 지속은 해운업계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해운업계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유가의 급격한 상승"이라며 "대한해운이나 STX팬오션 같은 벌크선사는 그 영향이 적지만, 한진해운·현대상선 등 컨테이너 선사들은 현재상태의 유가가 유지된다면 평균운임이 4%가량 상승해야 보편적 수준의 이익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