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지역에 우리 기술로 건설 중인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에서 잇따른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해 원전 수출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3일 한국전력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에서 일어난 크레인 사고로 작업자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고, 지난해 11월에도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반복적인 사고로 지난해 한전이 미국 건설업체인 벡텔에 의뢰해 실시한 바라카 원전 특별안전점검 결과에서는 공사현장 안전 점수가 78점으로 ‘미흡’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이유는 중장비 사용과 고소·비계 등에서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부다비 서쪽 270㎞ 지점에 건설되고 있는 바라카 원전은 지난 2009년 12월 우리나라가 첫 수출에 성공한 한국형 원자로(APR 1400)로 주목을 받았다. 2012년 공사를 시작, 올해 1호기를 비롯 2020년 4호기까지 차례로 준공될 예정이다.
한전은 안전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안전에 대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에넥은 작업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지 않고 한전에 항의 서한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원전 산업을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또, 최근 일본 기업 도시바가 직접 수주한 원전에서 철수한다고 밝히면서 한전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원전 사업 경쟁력이 위협받을 수 있어 한국이 원전 수출의 기로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중국은 막강한 자금력과 자국 원전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앞세워 원전 건설 수주를 위해 전방위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2009년 수주하고 착공했는데 불미스럽게 작년에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작업 시 작업수칙을 준수하고 현장 작업반장 관리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기를 유일하게 준수한 원전 현장으로, 향후 계약이나 일정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