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강점은 온라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만난 권용원<사진> 키움증권 사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여유있는 표정을 잃지 않았다. 여의도 증권가의 대표적 장수 CEO이기도 한 그는 증권사 초대형화 물결 속에서도 키움만이 가진 차별점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흔히 키움증권하면 ‘온라인 강자’란 수식어가 떠오른다.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근 두 번째 로보어드바이저 자문형 공모 펀드를 출시했고, 비대면계좌 개설에도 성과를 냈다.
권 사장은 키움증권이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 인수합병(M&A) 등 기존 증권업 업무에서도 야무진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9년 취임 이래 거의 한 해에 하나 꼴로 M&A를 성공시켰다. 올해는 프라이빗에쿼티(PE) 자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벤처기업 기업공개(IPO) 건수 업계 1위도 노리고 있다.
“키움증권이란 모회사의 업무 다양화와 기존 증권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지속하면서 온라인·디지털 시장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 요즘은 외국 업계 관계자가 비즈니스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키움을 찾는 일이 잦다. 올해는 해외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고, IB도 글로벌하게 전개할 계획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게 된 배경에는 ‘직접 해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권 사장의 신념이 있었다. 그는 “그래야 다른 것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배울점을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업계 선두에 나선 로보어드바이저를 앞으로 다양한 상품 서비스에 연결하는 것은 물론 완성도도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 금융이란 개념이 금융회사들에게 곤혹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결국 고객을 위한 길로 가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도 그 일환이다. 금융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이해하기 쉬운 방향으로 발전돼야 한다.”
올해 신년사에서 그는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선도적으로 하는 키움이 되어 보자”고 강조했다. 이 말은 직원들에게 하는 당부이자, 스스로를 향한 결의이기도 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딱 한 발의 차이에서 갈린다. 4차 산업혁명이란 변화에 적응하기보다는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CEO의 솔선수범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변화와 혁신’이 대표 키워드인 키움증권의 성장 원동력 중 하나로 권 사장은 커뮤니케이션의 개방성을 꼽았다. 예컨대 여러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이슈라면 부서장에서 평사원까지 관계있는 회사 구성원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그는 “우리 조직은 협업과 토론이 체화돼 있다. 업계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화와 신속함, 두 가지 가치가 필요하다. 다른 회사는 트렌드를 모르고 있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우리가 더 치열하게 고민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