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교장의 '탄핵훈화'로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 용산구 서울디지텍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한 보수단체가 맞불 집회를 열고 경찰과 대치하는 등의 소동을 벌였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14일 오후 서울디지텍고 정문 앞을 점거하며 곽일천 교장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훈화를 지지하며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전교조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앞서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는 이날 오후 1시 곽 교장의 정치편향 발언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전날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내일 전교조가 디지텍고를 찾아가 공격한다. 애국 교장(곽 교장)을 지키자'라는 글과 함께 학교 주소를 남기는 등의 글이 올라와 보수단체와의 충돌을 우려해 집회를 취소했다.
결국 오후 1시에 이르자 약 100여 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좌파교육감! 교과서에서 손 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손에는 태극기 또는 미국 성조기를 흔들며 본격적인 집회를 열었다. 집회의 시작은 애국가 제창이었다.
그러던 중 한 중년 여성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한다"며 집회를 막아서자 보수 단체 회원들은 그를 밀며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졌다. 다행히 경찰이 이를 저지하면서 양쪽 모두 크게 다치지 않았다.
이 여성은 인근 동네주민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하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 현장에 왔는데, 집회 참가자들이 밀었다"고 전했다.
잠시 소동이 빚어진 후 집회는 약 1시간가량 이어갔으며 오후 2시께 해산했다.
보수단체의 갑작스런 집회에 서울디지텍고 일부 학생들은 "학교를 가기 무서워졌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학교는 종업식 이후 정규 수업은 없지만, 자율학습 등을 위해 학교에 나온 학생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곽 교장은 지난 7일 종업식에서 "대통령 탄핵은 객관적 근거나 법적 절차를 안 지키고 정치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서울디지텍고에 공문을 내려보내는 등 곽일천 교장의 발언 내용에 대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