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15.25%) 매각을 위한 매각주관사 선정이 외국계 증권사의 불참으로 유찰됐다. 예보는 외국계 증권사를 대상으로 재공고를 낼 예정이다.
예보는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한화생명 주식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접수했지만 유찰됐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증권사 1곳, 외국계 증권사 1곳을 선정하기로 했으나 외국계 증권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국내 증권사는 여러 곳이 참여해 유효경쟁이 성립됐다.
예보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는 제안서를 낸 곳 중 주관사를 선정하고, 조만간 외국계 증권사 대상으로 매각주관사 선정 공고를 다시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매각주관사 재선정은 기존 주관사인 NH투자증권·UBS증권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3조5500억 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확보한 뒤 한화그룹으로의 지분 매각, 기업공개(IPO), 블록세일(대량매매) 등을 통해 지분을 꾸준히 줄여왔다. 그간 공적자금 2조1400억 원을 회수했다.
2015년 예보 보유 지분 9.5%를 블록세일 방식으로 매각한 이후 남은 지분이 15.25%다. 한화생명은 한화건설이 지분 28.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한화(18.15%), 예보, 자사주(13.49%) 순서로 지분율이 높다.
금융시장에서는 예보의 한화생명 지분 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2015년 지분 매각 당시 처분 단가가 주당 7980원대였으나 현재 한화생명 주가는 6560원(13일 종가 기준)이다.
주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공적자금 회수를 추진하면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미회수 공적자금과 한화생명 주식 수를 단순 계산할 경우 주당 1만 원이 넘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1년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이 결정된 이후 생명보험회사의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투자자가 선뜻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