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는 지난해 4분기 아시아·태평양 스마트폰 시장에서 12.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왕좌를 차지했다. 애플이 12.2%, 화웨이가 11.1%, 비보가 10.9%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1위 자리를 지켰지만 ‘갤럭시노트7’ 단종에다 중국 업체 급부상의 영향으로 점유율이 9.4%로 떨어졌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은 이미 오포와 비보, 화웨이 등 현지 3인방이 장악한 지 오래다. 중국 빅3가 지난해 차지한 점유율은 시장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삼성은 5위권 밖을 기록하며 기타에 포함됐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급부상하면서 삼성전자는 울상을 짓고 있지만, 삼성 부품 계열사는 웃음을 짓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점점 고사양 제품으로 무장하면서 성능에서 우수한 이들 업체 부품을 사가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신제품을 내놓은 중국 업체들 중 다수에 듀얼 카메라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P9, P9 플러스에 듀얼카메라를 채택했고, 비보도 V5 플러스를 통해 전면 듀얼 카메라를 채택하며 중국 업체 대부분으로 시장이 확장됐다.
듀얼카메라는 카메라모듈이 2개 사용되는 것은 물론 2개의 카메라를 연동하는 기술 등도 들어가 싱글카메라보다 수익성이 좋다. 평균 ASP가 싱글카메라 대비 평균 2.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중화권 제품 매출은 2016년 3120억 원에서 2017년 64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8% 증가할 것”이라며 “듀얼과 고화소 비중 확대로 2017년 전체 카메라 매출도 2조41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9%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중국향 OLED 패널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이미 지난 3분기 기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지역 매출은 국내 매출보다 5배가량 높다.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OLED 패널을 채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덕분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스마트폰 등 세트 제품에서 자국 상품의 비중을 늘려가는 탓에 삼성전자에는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부품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갖춘 한국 업체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 등으로 인한 정치 리스크 영향 역시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