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위기상황, 더 미룰 수 없다”… 현대차그룹 임원인사 ‘임박’

입력 2017-02-0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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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ㆍ기아차 양재 사옥(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ㆍ기아차 양재 사옥(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해를 넘긴 현대자동차그룹의 임원인사가 조만간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트럼프발(發)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경영 시계를 미룰 수 없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3일 오후 또는 다음주 초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현대차그룹은 해마다 신년 정기임원인사를 전년 12월 마지막 주에 실시했다. 하지만 2017년 정기 인사는 ‘최순실 게이트’ 여파에 미뤄졌다. 현대차그룹이 정기인사를 2월로 미룬 것은 비자금 수사를 받았던 2006년 이후 10년 만이다.

관계자들은 조직 안정을 위해 임원 교체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정기 인사 때도 승진자 수를 전년보다 15%(433→368명)가량 줄였다. 올해도 그 수준이 될 거란 게 관계자들 전언이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임원 축소 폭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경우, 이달 중순 전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검 불확실성 속에서 현대차그룹이 임원인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실적 부진 속에서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5조193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8.3% 감소했다. 현대차 영업이익이 5조 원대로 떨어진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트럼프 악재’다.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력한 보호무역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만약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재협상될 경우 양허정지와 함께 관세 상향조정이 예상된다. 재협상이 없더라도 15%의 관세(미국 무역법 의거)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 도요타 등과 달리 현지 부품조달이 적은 현대·기아차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트럼프가 만약 한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 미국 수출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는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는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체 수출의 33.2%인 33만5762대를, 기아차는 30.6%인 33만2470대를 미국에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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