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닐 고서치 콜로라도 주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연방대법관에 지명했다. 고서치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보수화를 노리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지난해 2월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이 사망해 연방대법관은 지금까지 8명이었다. 고서치 판사가 임명되면 9명 체제로 돌아간다. 고서치 판사는 2008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덴버의 연방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하버드 로스쿨 출신이며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낙태를 반대하는 종교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4대 4로 보수와 진보의 균형을 맞췄던 연방대법원이 고서치 판사의 임명으로 보수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이날 고서치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하면서 “그는 탁월한 정신력 엄청난 절제력을 갖고 있으면서 초당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국가의 이익을 위해 힘을 합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선 당시 총기 소지 문제와 낙태 등의 사안에서 보수적인 견해를 취하는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고서치가 대법관에 임명되려면 상원에서 60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현재 상원에서 공화당은 52석을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에서 최소 8명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일부 의원은 즉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나는 그가 강하고 독립적인 판사가 된다는 데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고서치 판사가 여성의 권리에 대해 적대적이며 반복해서 근로자가 아닌 기업의 편에서 판결했다는 게 슈머 원내대표의 주장이다. 민주당의 패트릭 리히, 쉐러드 브라운, 론 와이든 의원도 잇따라 고서치 판사의 지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