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잠실새내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에서 연기가 발생해 시민들이 우왕좌왕할 당시 “기다리라”는 전동차 안내방송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칫 질식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적절한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서울메트로의 초동대응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소방당국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8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가 잠실역에서 잠실새내역으로 진입하던 중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30여분 만에 진압됐고, 100여명이 승객들은 열차에서 내려 승강장 밖으로 대피했다.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전동차를 탔던 승객들 사이에서 사고 당시 “큰일이 아니니 기다려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나왔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 탑승객 대다수는 “대구지하철과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기다리라’는 말이 가장 무서운 시대인데, 자칫 질식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서울메트로가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일부 승객들은 직접 비상코크 레버를 돌려 열차 문을 열고 안전문(스크린도어)를 밀어 자력으로 대피했다. 한 승객은 “안내방송에서 잠시 단전됐다며 기다려달라고 했고, 곧 다시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불이 꺼지면서 멈췄다”며 “밖에선 연기가 나고 있는데 안내방송에서는 ‘기다리라’고 했다”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서울메트로 측의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메트로 측은 “승강장 진입 중 비상 정차했으므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차내에서 대기하라고 방송을 한 것”이라며 “열차에서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정확한 사항을 파악한 후에 대피 안내하려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