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얘기다. 전년도 대회 챔피언에 대한 상벌문제다. 미국에 진출한 박성현(24)이 ‘면제부’를 받았다.
박성현은 지난해 11월6일 팬텀 클래식을 마치고 시즌을 접었다.
박성현은 이후 정규 투어 대회인 ADT캡스챔피언십과 현대차 중국여자오픈과 이벤트 대회인 챔피언스트로피와 국가 대항전 더퀸즈 등 모두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대회와 달리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불참은 문제가 됐다. 전년도 우승자이기 때문이다.
KLPGA 투어는 디펜딩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전에 불참하면 상벌위원회를 열어 합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되면 우승 상금 전액을 물어야 한다. 만일 상벌이 통과됐다면 박성현은 1억2000만원을 토해내야 했다.
정당한 사유는 부상이나 질병, 결혼, 가족 애경사에 해외투어 출전이 포함 돼 있다.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박성현은 해외투어 출전선수가 아니었다.
최근 변호사와 협회으로 구성된 상벌위원회를 개최한 KLPGA 투어는 박성현의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불참이 합당한 사유가 있다며 벌금을 물리지 않기로 한 것.
박성현이 상벌위원회에 ‘허리를 다쳐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고 소명했다. 허리 부상을 입증하는 진단서도 제출했다.
한 상벌위원은 “선수가 몸이 아파서 대회에 나오지 못한다며 진단서까지 냈는데 징계를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런데 박성현이 미국을 진출계획을 세우면서 남은 대회에 출전을 접을 때 ‘허리부상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사실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는 정당한 사유 없이 타이틀 방어전에 불참하면 약 1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도 디펜딩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전에 나오지 않으면 벌금을 매긴다.
이는 대회 주최하는 대회 타이틀 스폰서가 디펜딩 챔피언의 출전을 강력하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선수들은 벌금때문이 아니라 타이틀 방어를 위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왔다.
이보미(29·혼마)가 지난해 8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일정을 소화한 것도 타이틀 방어전에 나섰고, 전인지(23)도 지난해 전년도 우승했던 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특히 김효주(23·롯데)는 미국에 진출한 뒤 우승했던 국내 대회에 출전하느라 체력 고갈로 인해 정작 LPGA투어에서는 성적을 내지 못하기도 했다.
KLPGA 투어에서 디펜딩 챔피언이 타이틀 방어전에 불참해 벌금을 낸 사례는 아직 한 번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