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난해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휩싸였던 2009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더욱 암울하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의 세관 격인 해관총서는 이날 지난해 전체 수출이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7.7%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5년의 2.9% 감소에 이어 2년 연속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또 수출 증가율은 지난 2009년의 마이너스(-) 13.9%에 이어 7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는 수출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수입도 달러화 기준으로 5.5% 감소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5099억 달러(약 600조503억 원)로, 전년보다 13.9%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위안화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2% 감소했고 수입은 0.6%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보다 6.1% 감소했으나 수입은 3.1% 늘어났다. 위안화 기준으로는 수출이 0.6%, 수입은 10.8% 각각 증가했다.
중국의 수출은 앞으로가 더욱 문제라는 평가다. 원빈 중국민생은행 연구원은 “외부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다”며 “보호무역주의의 대두와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글로벌 무역 둔화로 올해 수출 전망은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가치가 지난해 미국 달러화에 대해 6.5%로 22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약세 추이를 지속하면 수출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더욱 큰 도전과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막대한 무역 적자 원흉으로 중국을 지목해 왔으며 공공연하게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해관총서의 황쑹핑 대변인은 “중국은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의 무역정책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글로벌 트렌드가 포퓰리스트적인 정책으로 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치 전망이 심각하게 변하고 있다”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미국의 새 대통령 취임, 한국의 대통령선거 등이 모두 현재 정책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무역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이 중국 수출에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취약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며 “중국은 첨단기술 제조업 촉진 노력으로 손실을 일부 만회할 수 있지만 트럼프의 무역정책은 미국 기업들이 공장을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