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국무장관 내정자인 렉스 틸러슨을 향해 중국 관영 언론이 비난을 쏟아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틸러슨 전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12일 미 상원의 차기 국무장관 청문회장에서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중국이 북핵 해결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직접 제재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이 국제법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틸러슨은 중국이 건설한 남중국해 인공섬에 대해 “영토 분쟁 지역에 중국은 국제 규범을 어기고 불법 행위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틸러슨이 노골적으로 북핵과 영토 문제를 언급하자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가 중국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표시하는 것을 결코 사소하게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는 “남중국해 지역에 중국의 접근을 막으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언론에 더해 외교부도 불쾌함을 표시했다. 중국 외교부의 루 캉 대변인은 12일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정상적인 활동을 수행하고자 자국 영토 내에서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난징 대학교의 남중국해 전문가 주 펑 교수는 “틸러슨의 발언에 매우 놀랐다”며“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원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남중국해 분쟁에서 중국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비난했지만 직접적으로 영토 분쟁에 가세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틸러슨이 적극적으로 중국을 향해 남중국해 문제를 압박하자 미·중 간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다만 틸러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중국을 제재할 지는 밝히지 않은 점이 여지를 남긴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또 그의 발언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얼마만큼 반영하는지도 확실치 않다는 설명이다. 차이나데일리 역시 “틸러슨이 밝힌 중국에 대한 생각을 어디까지 미국의 대외 정책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불분명하다”며 “그의 개인적인 성향을 판단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