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당국이 주가지수선물 규제 완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가지수선물은 한때 인기 있는 금융상품이었으나 지난 2015년 여름 주가 폭락의 주범으로 꼽혀 대폭 규제가 강화됐다.
주가지수선물은 지난 2010년 도입됐다. 2015년 여름 증시 폭락에 불과 2개월 만에 시가총액의 45%가량이 증발하자 당국은 이 상품을 원흉으로 지목했다. 이에 당시 거래액의 10%였던 증거금 비율이 40%로 높아지고 하루 거래 한도는 1인당 10계약으로 축소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현재 거래액의 40%인 증거금 비율을 20%로 낮추고 하루 거래 한도를 현재의 두 배인 1인당 20계약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점진적이면서도 상징적인 것으로 증시가 회복하면서 정부가 시장에 대해 점점 안정을 찾고 있다는 메시지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소식통들은 풀이했다. 한 소식통은 “규제가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나 시장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소식통은 “당국이 규제 완화와 관련해 정확한 스케쥴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류스위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 주석과 팡싱하이 부주석이 크리스마스 전인 지난달 23일 중국금융선물거래소를 방문하면서 규제 완화 방안이 떠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 중 한 명은 “두 고위인사의 방문 직후 특별팀이 세워져 2015년 증시 혼란 당시 지수선물이 한 역할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 관리들은 이 문제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원했다. 이들은 지수선물이 당시 사태를 악화시켰는지 또는 그 영향이 너무 과장된 것은 아니었는지 알고 싶어 했다”며 “의도는 명백하다. 이들은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규제를 완화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강화된 규제에 지수선물은 사실상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 중국증시 벤치마크인 CSI300지수 일일 선물 거래량은 2015년 혼란 이전 평균 1조5800억 위안(약 276조 원)에서 현재 858억 위안으로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