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과 국내정치 혼란으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내수 시장이 위축한 가운데 1인 가구 증가로 유통업계 CEO들은 ‘변화’와 ‘혁신’을 연방 외치고 있다. 이에 복합쇼핑몰과 편의점이 유통업계의 미래로 떠오르면서 저성장 기조의 위기를 극복할지 주목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지난해 12월 28일 국내 유통 및 관련업계 종사자 2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년 유통업(소매시장) 전망’을 발표, 응답자의 60.2%는 유통업 성장률이 0~1% 대에 그칠 것이라고 가장 많이 예상했다. 다음으로 29.6%가 2~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답변했으며, 마이너스 신장을 전망한 이도 5.6%나 된다. 반면 4~5%의 성장률은 4.6%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올해 유통업계 총수들의 신년사에서 올해 최악의 불황을 예상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성장가도를 달리는 업태가 있다. 바로 복합쇼핑몰과 편의점이다.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는 유통의 미래에서 오프라인 쇼핑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초대형 점포와 1인 소비층을 잡을 수 있는 트렌드 분석 전략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전망했다.
올해 수도권에 오픈한 복합쇼핑몰은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 △롯데몰 은평점 △현대백화점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 △홈플러스 파주운정점 등 총 4개다. 특히 신세계는 지난 9월 업계 처음으로 국내 교외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이면서 복합쇼핑몰 시장을 이끌었다.
스타필드 하남은 오픈 이후 지난해 말까지 82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단순 가격경쟁보다 오히려 규모를 앞세워 쇼핑과 체험을 제공하는 전략이 통한 것이다. 이에 신세계는 쇼핑 불모지로 꼽히는 서울·경기 서북 상권을 공략하고자 ‘스타필드 고양’을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경기 서북 상권에는 지난해 말 롯데가 영화관과 키즈파크가 등이 들어선 ‘롯데몰 은평점’을 오픈해 유통 공룡 간의 한판 대결도 기대되고 있다.
현대는 지난 4월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송도점’을 열어 오픈 첫 5일간 평균 10만 명 방문을 기록, 100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으며 꾸준히 고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 홈플러스는 경기도 파주시에 축구장 9배 수준의 공간을 확보해 가족 방문객의 발길을 이끌었다.
이와 함께 편의점도 유통업계 부진 속에 성장세를 보였다. 통계청의 기준으로 4가구 중 1가구가 ‘싱글족’일 만큼 1인 가구가 급증한 가운데 편의점은 가성비 높은 PB(자체 브랜드)상품을 내세워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13년 1.2%에 불과했던 편의점 시장 성장률은 2014년 4.7%에 이어 지난해에는 11.4%로 급증했다. 매출 규모 역시 2013년 12조8000억 원에서 2014년 14조8000억 원, 지난해 17조200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전년 대비 19.3% 성장하며 약 2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전국 점포수가 3만 개를 넘어서며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기존 오프라인 업태의 한계가 도달한 만큼 불황 속 새로운 소비를 창출해내는 트렌드 분석이 요구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