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향후 1년 동안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명 중 7명은 지금이 집을 사기에 좋지 않은 시기라고 봤다.
한국갤럽은 6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부동산 시장 전망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다. 갤럽에 따르면, 응답자의 43%는 향후 1년 간 현재보다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집값이 오를 것이란 응답은 20%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집값 하락 전망이 이렇듯 상승 전망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온 결과는 갤럽이 2013년부터 실시한 여섯 차례 조사 가운데 처음이며, 가장 높은 수치다. 변화 없을 것이란 답변은 32%였다.
지금 집을 사면 안 된다는 인식은 더욱 두드러졌다. 지금은 집을 구입하기에 적기가 아니라는 응답은 76%에 달해, 역시 2013년 이래 진행된 조사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입 적기란 응답은 10%에 그쳤다.
정부의 부동산 매매 활성화 주문도 잦아들었다. 정부가 부동산 매매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38%에 그쳤고,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은 50%였다. 갤럽 측은 “매매 활성화 주장이 여전히 적지 않지만 2013년 조사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필요 없다’는 입장에 뒤졌다”며 “과거 부동산 매매 활성화는 경기 침체 때마다 등장했던 대표적인 부양책이지만, 이제는 그에 대한 기대 효용이 상당히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세와 월세 등 주택임대료는 앞으로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주택임대료가 오를 것이라고 답한 이는 41%, 내릴 것이라 답한 이는 19%, 변화 없을 것이란 응답은 33%였다.
특히 20대에선 주택 임대료 상승을 예견한 응답이 70%에 달해 눈에 띈다. 30·40대에서는 40%선, 50대 이상에서는 30%를 밑돌았다. 20대는 집값 전망에 있어서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상승 전망이 하락 전망보다 높았는데, 중장년층보다 젊은층이 주거비에 대한 부담감과 우려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4∼5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