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나라 수출의 일등공신이었던 섬유ㆍ의류 산업이 사상 처음 2년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섬유 산업이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와 세계적인 공급 과잉 등의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우리나라의 섬유ㆍ의류 수출액은 124억26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줄었다.
반면 수입액은 1.0% 늘어난 135억2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수입액은 2014년에 세운 역대 최대 기록 146억5800만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무역적자 규모는 10억9600만 달러다. 지난해 적자 규모 1억57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무역적자의 원인은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된 중저가 의류 제품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수입은 꾸준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은 중국에 22억2100만 달러 규모 섬유ㆍ의류를 수출했으나 수입액은 64억5100만 달러에 달해 42억30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지난해 섬유 산업 수출액은 109억 달러로 전년(123억 달러) 대비 11.3% 마이너스 성장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감소율(8%)보다 컸다.
세계적으로 섬유산업이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고 있어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ITㆍ섬유소재ㆍ자동차ㆍ우주항공 같은 산업군에서 쓰이는 첨단 섬유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세계 섬유시장은 2010~2014년 연평균 6.3% 성장했지만, 향후 2019년까지는 이보다 낮은 4.9%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섬유회사 도레이는 1999년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와 신소재에 기반을 둔 제품 개발에 돌입해 불황을 이겨냈다.
양사가 협력 개발해 2003년 출시한 발열속옷 '히트텍(HEATTECH)'은 1억 장 이상 판매됐고, 이후 냉감속옷 '에어리즘(AIRism)', 초경량 패딩 '울트라 라이트다운' 등 고객 중심의 신기술 제품을 만들어 양사가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섬유산업은 세계 수출시장에서 약 5%를 차지하는 중요 산업"이라며 "현재 우리 섬유 수출 1위 품목인 스판덱스같이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구조를 전환해 재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