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3.3㎡(평)당 1억원 대. 내년 초 분양을 앞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최고 분양가다. 전용면적 139~842㎡ 223실의 3.3㎡당 분양가는 7500만~1억원 선이다. 이중 인기있는 일부 평형은 1억원이 넘는다.
집 한 채가 300억원 가량 된다 하니 웬만한 빌딩 값이다.
지금까지 가장 비싼 분양가는 한남동 더힐 332㎡(100평) 펜트하우스 82억원으로 3.3㎡당 8100만원 수준이다.
그 다음은 부산 해운대 LCT더샵 320㎡이 67억6000만원으로 7000만원이었다.
일반 아파트 분양가는 지금까지 최고 5000만원을 넘지 못한 상태다.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 탄생으로 한국도 집 한 채에 100억원 대가 넘는 초고가 상품이 등장한 것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싱가포르·홍콩에는 이런 비싼 주택이 등장한지 오래다. 물론 우리나라도 대저택이나 대형 고급 빌라 등은 100억원 대가 넘는 곳도 적지 않다.
이를 계기로 국내·외 최상류층을 겨냥한 고급 주거시설 개발이 활발해지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고급 주거시설은 일반 아파트시장에서 벌어지는 고(高) 분양가 논란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레지던스와 오피스텔 구조인 초 대형이어서 일반인 주거 형태와 차원이 달라서 그렇다.
이런 고급 주거시설이 등장하면 일반 주택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겉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것 같다. 시장 자체가 달라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비싼 가격에 대한 저항력이 줄어들면서 일반 아파트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여지가 많다.
원래 부자 동네에 살면 일반인도 부자 행세를 하게 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평당 분양가 1억원 시대가 열리면 주택업체들은 더 고급화를 지향하려 들 게다. 고급화 명목으로 분양가를 최대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이득은 내부 인테리어나 설비 자재에서 많이 생긴다. 10만원을 들여 100만원을 받는 게 장사라는 게 한 대형 주택업체 사장의 얘기다.
그래서 고급 주거시설이 많아지면 일반 주택시장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소리다.
분양가가 자꾸 올라가면 기존 헌 주택도 이에 영향을 받아 상승기류를 타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은 경기가 나빠 국내 최 고가인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파급력이 제 기능을 못하겠지만 다시 정상적인 분위기로 돌아서면 상황이 달라질지 모른다.
이는 2~3년 전 일반 아파트 평당 분양가 4000만원 수준에 큰 저항감을 느끼게 했으나 이제는 5000만원 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무감각한 분위기다.
주변의 분양가가 높아지면 시장은 그에 맞춰 흘러간다는 애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