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폰 ‘P9’ 판매량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산 제품은 저렴하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편견을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출시된 P9과 P9 플러스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100대 안팎으로 알려졌다. 앞서 화웨이가 선보인 중저가폰 비와이폰과 H폰의 하루 평균 판매량 300∼500대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P9 시리즈는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서 처음 선보이는 프리미엄폰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4월 영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900만 대를 돌파하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를 강화했다.
화웨이는 P9의 성공적인 국내 안착을 위해 출시 당시 예상보다 낮은 59만∼69만 원대로 책정했다. 일각에선 중국 업체들이 국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까지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앞서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들보다 판매량에서 밀리면서 체면을 구겨야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고객 브랜드나 이미지 같은 무형의 가치를 중요시한다”며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 등 다른 대체재가 많은 상황에서 굳이 중국산 제품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은일”이라고 설명했다.
유행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출시된 지 반년이 지난 제품을 출시한 것도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P9은 메모리 용량과 디스플레이 등 기본 사양이 갤럭시S7 등 국산 경쟁 제품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갤럭시S7은 RAM 용량이 4GB이지만, P9은 3GB다. 디스플레이 역시 P9은 풀HD이지만 갤럭시S7과 G5는 이보다 고화질인 쿼드HD(QHD)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화웨이 측은 P9 성패를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중저가 제품을 내놓으면서 프리미엄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가 컸었다”며 “아직 제품이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P9의 성패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제품의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이 입소문을 탄다면 추후 판매량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