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 미국 금리인상 이벤트가 겹치면서 펀드시장 자금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주식과 채권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방어적 투자 성격의 인덱스주식펀드와 대체투자 성격의 해외 부동산펀드에 투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전체 인덱스주식펀드에 1조4500억 원이 순유입됐다. 지속된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 평균의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인덱스주식펀드가 주목받았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국내 액티브주식펀드에서는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해외 주식형펀드도 5700억 원의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미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으로 국내 채권형펀드에서는 2조6900억 원 규모의 뭉칫돈이 이탈했다. 올 초만 해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 상품인 채권형펀드로 자금이 몰렸지만 미 금리인상 기조가 확실해지자 국내 채권형펀드는 약세로 돌아섰다.
해외 부동산펀드도 선방했다. 해외 부동산펀드에는 최근 3개월 동안 약 3000억 원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저금리 기조로 국내외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위험도는 낮으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펀드가 대체투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 금리인상이 현실화됐고 미 연준이 내년 세 번의 금리인상을 시사한 만큼 금리 변동성에 영향을 받는 국내외 부동산펀드에 대한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장기적으로 국가별 차별성을 둔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장은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소극적 투자패턴이 이어지겠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적으로 돈을 풀었던 시기가 종료되고 인플레이션 시대로 전환하는 만큼 향후 주식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재정확대 및 세금감면 정책 등 기대를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수 있어 글로벌 시장 중 가장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이밖에 자본시장 개방, MSCI지수 편입 가능성 등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을 포함해 가격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은 신흥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