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내년엔 금리상승 국면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정상화 및 미국 소비 개선, 투자 증가 등이 전망되면서 전문가들은 대형주와 경기민감주 중심의 펀드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오랜 기간 지속된 저금리 상황에서 절세 및 경기방어형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면 내년에는 액티브 및 성장 스타일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하면서 그간 투자자들은 성장형보다는 배당형, 액티브보다는 인덱스펀드에 관심을 기울였다. 위험성이 높은 펀드보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인기를 모은 것. 그러나 내년에는 스타일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투자시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짜는 건 합리적 선택이다. 하지만 내년 액티브펀드의 상대적 우위가 기대되고 스타일 투자 전략에서는 성장주에 대한 비중 확대 관점이 유효하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익숙해진 박스피(박스권+코스피)에서 의도적으로 멀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금리 기조의 퇴조 조짐이 보이고 있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정상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으로 시중금리가 상승 중이며 이는 미 경기회복 기대감에 대한 결과로 보고 있다. 더불어 미 경기회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할 경우 국내 증시에서 경기민감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과거 저금리와 디플레이션 환경에서는 배당주 등 경기방어 업종이 선호됐다면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글로벌 투자와 정책에 반응하는 경기민감주에 대한 투자가 집중될 것이란 관측이다.
오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인프라 공약으로 금리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고 물가도 들썩이기 시작했다”며 “금리상승은 디플레이션 환경 종료 및 인플레이션 시대로의 복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의 3분기(7~9월) 실적은 통신, 금융 업종 등이 선방해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며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사들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 수주 모멘텀은 약화됐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벗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투자 상품으로는 5일부터 시행된 선강퉁(선전-홍콩거래소 교차매매) 관련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중국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집중적으로 출시했다. 중국 선전 증시는 정보통신(18.8%), 산업재(18.4%), 경기소비재(16.5%) 및 2차전지 등이 포함된 소재(13.4%) 등 중국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신흥 산업 및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투자가치가 높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선전거래소 상장사는 미래 성장성이 높지만 현재 증시가 고평가돼 있는 상태”라며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하고 위안화 절하 및 개인투자자 위주의 시장 구성 등으로 변동성이 높은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