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쇼크에 미국 금리인상에…글로벌 은행들, 달러 조달 비용 급증 ‘비상’

입력 2016-12-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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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조달 비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달러 조달 비용이 커져 글로벌 은행들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은행들의 달러 조달 비용이 지난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미국 국채 가격도 하락(금리는 상승)하고 있어 마이너스 금리인 일본 은행들은 수익 환경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 은행이 미국 은행들을 상대로 엔화를 달러화로 교환하는 ‘베이시스 스왑(Basis Swap)’ 3개월물 가산 금리는 지난주 0.91%까지 올라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 2주간 이 금리 상승폭은 0.20%포인트에 달했고, 현재는 0.82%대에 머물고 있다. 은행들은 6월 브렉시트와 10월 미국의 금융규제 도입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금리 상승국면을 맞았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유럽 은행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달러-유로 베이시스 스왑 3개월물 가산금리는 지난달 말 0.65%까지 치솟아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장기금리의 지표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미국 대선 당일인 8일 이후 열흘간 0.5%포인트 상승했으며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져 이달 2일에는 2.38%까지 뛰었다.

이 배경에는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를 원동력으로 한 ‘트럼프 랠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신흥시장으로 흘러들어가던 거액의 자금이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미국시장에 몰리면서 달러화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SMBC닛코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면 현지 금리인상 속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며 “이에 유럽과 일본 은행들이 미리 달러화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증권의 나카지마 다케노부 애널리스트는 “미국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며 “신흥국 중앙은행이 자국 통화 가치를 지탱하고자 미리 달러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과 일본 투자자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자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금리 환경을 이용하고자 달러화 조달에 초점을 맞춰왔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중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마넥스증권의 오쓰키 나나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 금리인상 관측 등으로 달러화에 관련된 모든 거래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며 “금리 상승 추세가 끝나기 전까지 달러화 조달·운용 부문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대기업과 생명보험을 포함해 자국 금융기관의 외화운용액 중 베이시스 스왑으로 조달하는 달러화가 현재 1조2500억 달러(약 1466조 원)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베이시스 스왑 가산 금리가 0.1%포인트 오르면 1410억 엔의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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