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일정과 절차를 국회의 결정에 맡긴 청와대가 국회가 추천하는 책임 국무총리를 임명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여당의 ‘4월 퇴진’ 요구에 대해서도 “여야가 합의해 정하면 거기에 따르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4월 퇴진 약속과 더불어 박 대통령이 2선 후퇴를 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에 대해 “(박 대통령은) 여야가 합의해 총리 후보를 추천하면 따르고 총리에 모든 권한을 드리겠다고 밝히지 않았느냐”며 “야당이 이를 거부했지만 지금도 국회가 추천한다면 처음 말한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청와대는 ‘국회가 총리를 추천해달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야당에선 대통령의 제안과 다른 뜻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상황 변화가 있으니 좀 지켜보자”고 말했다.
당시에는 국회 추천 총리에게 헌법상 보장된 내각통할권을 부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하겠지만, 대통령 퇴진을 전제로 한 총리 추천 자체를 현재의 탄핵국면에서 받아들일 순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퇴진일정을 국회의 결정에 맡긴 만큼 국회 추천 총리도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변인은 또 여당이 만장일치로 ‘4월 퇴진’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대해 “대통령이 국회에 모든 것을 맡기지 않았나”면서 “여야가 동의를 해서 조속히 결정을 내리면 거기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4월 퇴진이 하야라고 해도 박 대통령이 따르는가’라는 질문에도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 “여야가 조속히 논의해주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4월 퇴진도 대통령이 언급한 법적 절차에 맞는 것인가’라는 물음에는 “박 대통령은 국회가 정한 일정과 법 절차에 따른다고 했다”며 “그 이상 대통령이 말씀하신 게 없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3차 담화에서 밝힌 기자회견의 형식 및 시기와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선 “국회에서 잘 협의해서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는특검 수사에 대비한 대통령 변호인단 발표에 대해서는 “아직 명단을 듣지 못했다”면서 “여러분께 말씀을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전날 박 대통령의 서문시장 화재현장 방문 시작 시점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어제 행사는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진짜 조용히 갔다 오려 한 것”이라며 “대통령은 인간적 도리에서 마음 아파했다”고 답했다.
또 방문이 15분으로 너무 짧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일찍 떠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면서 “현장에 진화작업이 계속되고 있었고 안전 문제 때문에 다른 사람이 들어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