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을 것 같았던 강남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닥쳤다. 한 달 사이 강남권 거래물량이 실종한 데다 신규 분양을 준비하던 재건축 단지들도 서울시로부터 승인이 보류되며 사실상 공급이 막혔기 때문이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강남4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는 180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00여 건이 거래된 것에 비해 20% 이상 줄었다. 11월이 끝나려면 1주일여를 남겨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10월 매매 3175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올해 강남 재건축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개포동의 경우 이달 이뤄진 아파트 매매는 15일 거래된 1건에 그쳤다. 10월 개포동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는 56건이었다. 송파구 잠실동 역시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이달 들어 잠실동에서 거래된 아파트 거래량은 11ㆍ3 대책이 나온 직후인 4일 1건과 16일 1건으로 모두 2건에 그쳤다. 잠실동에서 지난달 거래된 아파트 거래량이 총 81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래가 완전히 얼어붙은 것이다.
잠실 주공5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임을 고려해도 급매물마저 거래가 전혀 되고 있지 않다”며 “규제가 발표되고 난 후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강남 부동산 한파는 기존 주택시장만의 일은 아니다. 신규 분양을 추진하려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마저 진행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2018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을 앞두고 재건축 조합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서울시 측에서 사업시기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문턱을 넘지 못한 강남 재건축 단지는 송파구 잠실아파트지구 진주아파트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서초구 반포동 반포아파트지구 1·2·4지구,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4차 아파트 등 총 4건이다. 올해 강남3구 재건축 단지 중 심의 대상은 총 20곳이었지만, 서울시로부터 승인을 받은 곳은 단 4곳에 불과하다.
25일 HUG가 분양보증 발급을 재개하면서 서울권에서는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이 대거 분양에 나선다. 이 중 강북 및 강서권 물량은 6개 단지 총 3833가구 규모다. 반면 강남권 분양물량은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1곳으로 697가구 중 일반분양은 92가구에 불과하다.
강남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의 경우 분양성적은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남 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에 일부 단지가 분양을 한다고 해서 시장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