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국갤럽에 이어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도 한 자릿수대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지난 14일 사상 처음으로 국민의당에 밀리며 3위로 전락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4~16일 전국의 성인 1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중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9.9%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전주에 비해 1.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앞서 지난 11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까지 추락하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어 리얼미터 지지율 조사에서도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말 100만 촛불집회에도 청와대가 하야ㆍ퇴진은 없다며 버티기 전략을 고수하면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하듯 부정평가도 2.0%포인트 상승한 85.9%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리얼미터는 “대구ㆍ경북 지지율이 19.8%로 상당폭 반등했으나 새누리당 지지층의 긍정평가가 36.9%로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지는 등 거의 모든 지역, 연령층에서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주요 지지 연령층인 50대에서도 긍정평가 14.9%에 부정평가 80.9%로 긍정평가는 여전히 10%대에 머문 반면 부정평가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60대 역시 부정평가(18.9%)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긍정평가(75.8%)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서도 자진 사퇴 혹은 탄핵을 요구한 응답자가 전체의 73.9%에 달했다. 전주에 비해 13.5%포인트나 오른 수준이다. 구체적인 사퇴 방식에 대해서는 ‘과도내각 구성 후 즉각 사퇴’가 43.5%로 가장 높았다. ‘탄핵’은 20.2%, ‘임기를 유지하고 국회 추천 총리에게 내각 통할권만 부여’는 18.6%로 집계됐다. ‘즉각 사퇴 후 황교안 현재 총리가 권한 대행을 한다’는 10.2%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 지지율 추락과 맞물려 정당 지지율에서도 새누리당의 하락세가 만연했다.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1.0%포인트 하락한 18.2%로,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특히 14일 하루 조사 기준으로는 새누리당(17.9%)의 지지율이 국민의당(18.0%)에 뒤지며 3위로 밀려났다.
민주당도 1.5%포인트나 떨어진 30.5%에 그치며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이탈층을 흡수하면서 1.7%포인트나 오른 17.0%로, 2위인 새누리당을 바짝 추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의당도 1.5%포인트 오른 7.7%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방식과 관련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78.2%에 달해 서면조사를 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15.3%)을 훨씬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