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7일 증권사 사장들을 상대로 “투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애널리스트들이 객관적 투자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시장 투자 심리안정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이날 금투협에서 가진 긴급 사장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투자정보를 제공해야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애널리스트들이 전문가적인 책임의식을 가지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각 증권사 대표께서 신경써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는 최근 정치 혼란기에 따른 단기 충격을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 증시에 ‘최순실 게이트’ 리스크가 커지고 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투자심리 안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에 대해 걱정했다”면서 “미국에서 여러 언론이 많게는 10%의 주식시장 하락을 보고 있고, 우리에도 영향을 미칠테니 유동성 측면에서 리스크에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오전 금융시장 긴급회의를 통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도록 신경 쓸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이 발언과 관련해 임 위원장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내정자로서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시장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황 회장은 이와 관련해 “오해를 하면 안 된다”면서 “애널리스트는 자기 의견을 솔직하게 개진할 수 있어야 한다. 트럼프 리스크가 있다고 얘기를 할 수 있어야지 트럼프 얘기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국가도 사장단도 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단지 부탁드리는 것은 지금 시장심리가 불안하니까 근거 없는 스토리를 만들어서 불안을 조장하는 것을 삼가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황 회장은 사장단에 중소기업에 원활한 자금조달도 당부했다. 그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업계가 회사채 지원에 많은 관심을 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증권사들은 외화부채가 미미해 외화 유동성 문제가 없지만, 사별로 외화자금 조달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에 따라 ELS 등 파생상품과 관련한 리스크 관리 및 투자자보호도 요청했다. 황 회장은 “각 사별 유동성, 건전성 관리를 포함한 헷지 포지션에 전반적 대비를 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며 “파생결합증권에는 투자자 신뢰가 가장 큰 원동력인 바, 판매 시뿐만 아니라 사후 관리에도 깊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손실은 줄었지만 파생상품 리스크가 노출돼 있어 헷지비율을 높인다던지 각 사별 대응이 필요하리라 본다”며 “한번 더 챙겨보시라는 당부의 말씀”이라고 언급했다.
황 회장은 “각 사는 유동성 관리에 각별한 신경 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도 밝혔다. 그는 “증권업계 외화자산 규모는 24조 원 수준으로 전체 자산에 6%에 해당하는 정도고 외화차입금으로 조달하는 부채는 35억 원에 지나지 않는다”면서도 “증권회사는 원화 조달자금을 FX(외화) 스왑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사실상 조달하기 때문에 외화 유동성 문제가 현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간담회에는 NH투자, 미래에셋대우, 삼성, 현대, 한국투자, 신한, 대신, 키움, 신영, 유진, 이베스트, 코리아에셋, 한양, 한화, 동부, KTB, LIG, 흥국, 토러스 등 19개 증권사 사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