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이번 주(11월 7일~11일)에 미국 대통령선거가 한 주 내내 분위기를 좌우할 전망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이 다시 터지면서 미국 대선이 혼전 양상을 보였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CNBC는 보도했다. 대선 불확실성에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되면서 지난주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4일(현지시간) 7거래일 연속 하락해 약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S&P500지수는 9거래일 연속 떨어져 1980년 이후 무려 36년 만에 최장 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9거래일째 올라 사상 최장 기간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대선이 8일 치러지는 가운데 그 결과에 따라 뉴욕증시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클린턴이 당선되면 증시가 오를 것이나 트럼프가 이기면 매도세가 급격히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S&P지수가 최대 11~13% 폭락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가 승리할 가능성이 50%에 가까워져도 S&P가 4~5% 급락할 수 있다. 바클레이스는 1차 TV토론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재조사, 트럼프의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승리 등 주요 이벤트 당시 시장 반응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 다만 케이스 파커 바클레이스 글로벌 증시 투자전략가는 “트럼프 승리에 시장에 일시적으로 매도세가 유입되고 나서 일정 시간이 흐른 후 투자자들이 경제와 성장에 다시 초점을 맞추면서 증시가 회복할 수 있다”며 “또 시장이 혼란에 빠지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도 거의 확실시됐던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 6월 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에 시장이 곧 안정을 찾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씨티그룹의 토비어스 레브코비치 미국 주식 투자전략가는 “4일까지 9거래일간 S&P가 떨어지는 동안 하락폭은 약 3%에 불과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가 당선될 때 증시 하락폭은 3~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 설령 클린턴이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트럼프가 현재 예고한대로 불복하고 소송을 거는 등 행동에 나서면 시장에 안 좋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브코비치 투자전략가는 “지난 2000년 앨 고어와 조지 W. 부시가 접전을 펼쳤을 당시 증시는 대법원이 부시의 당선을 판결하고 나서 일주일 뒤인 그 해 12월 20일 바닥을 쳤다”며 “대선 당일부터 12월 20일까지 하락폭이 11%에 달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