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8.4조 원에 베이커휴즈 인수…‘IoT 생태계 구축’ 새 승부수 띄운 이멜트

입력 2016-11-01 08:50 수정 2016-11-0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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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복합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 자사 석유사업 부문인 GE오일&가스와 유전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를 합병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물인터넷(IoT)을 핵심사업으로 키우려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새로운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E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합병 사실을 알리면서 베이커휴즈에 주당 17.50달러의 일회성 특별배당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E가 합병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은 74억 달러(약 8조4600억원)에 달한다. 새 회사 지분은 GE가 62.5%, 베이커휴즈가 37.5%를 각각 갖게 된다. 합병회사의 연매출은 320억 달러가 넘는다. 이에 합병회사는 출발부터 경쟁업체인 핼리버튼을 무난히 제칠 수 있는 규모로 급부상, 유전서비스업계 1위인 슐룸베르거와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GE는 양사 합병을 통한 비용 절감 등 시너지효과가 약 1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로써 GE는 에너지 관련 장비 제조에서 서비스까지 포괄적으로 석유 및 가스 관련 사업을 다루는 수직통합 모델을 구축하게 됐다. GE는 새 합병회사를 상장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은 GE와 베이커휴즈 모두에 ‘윈윈 전략’이라는 평가다. 최근 수익성이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IoT를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시키려는 이멜트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과 저유가로 몸살을 앓는 베이커휴즈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라는 분석이다. 이멜트 회장은 그간 주요 사업부로 손꼽히는 기업이라고 해도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쳐냈다. 실제로 GE는 올해 초 가전사업부를 54억 달러에 중국 하이얼그룹에 매각했으며, GE캐피털도 매각해 금융서비스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보다 앞서 2013년에는 NBC유니버설 합작회사 보유지분 49%를 컴캐스트에 167억 달러에 넘겼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합병이 에너지 사업 축소를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멜트 회장은 이번 합병이 분사를 통한 사업 축소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분사가 아니라 사업 강화를 위한 선택”이라면서 “베이커휴즈와의 합병은 전략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멜트 회장이 베이크휴즈를 통째로 인수하지 않아 막대한 비용을 피하면서 동시에 에너지 업계의 회복 전망에 대한 잠재적 베팅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쟁업체와의 합병을 통해 유가 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덜어내고 동시에 향후 유가 상승에 대비한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이번 합병이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고 최종 성사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앞서 올해 초 핼리버튼은 베이커휴즈를 인수하려고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핼리버튼과 달리 GE오일&가스와 베이커휴즈의 사업이 겹치는 부분이 크지 않아 핼리버튼 때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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