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주식시장 불확실성으로 방향성을 잃은 국내 시중자금이 글로벌·신흥국 채권형펀드로 몰리고 있다.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의 자금 유출입이 등락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채권형펀드에는 안정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2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1일까지 최근 2주간 해외 채권형펀드(ETF 포함)에는 685억8000만 원이 순유입됐다. 전체 채권형펀드는 2~3일을 주기로 순유출과 순유입의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내며, 같은 기간 약 2400억 원이 순유출된 가운데 해외 채권형펀드에는 최근 8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특히 글로벌과 신흥국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글로벌 채권형펀드와 신흥국 채권형펀드에는 각각 778억100만 원, 19억7900만 원이 새롭게 들어왔다.
글로벌 자금도 신흥국 채권형펀드로 몰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시장조사업체 EPFR(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금리인상 우려로 글로벌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신흥국 채권형펀드에는 지난 한 주 5억58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군 내 현지통화펀드는 7억3000만 달러 순유출세를 보였지만 통화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는 이머징 경화펀드의 경우 12억600만 달러가 순유입되며 자금 유입폭이 확대됐다.
최근 3개월간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주식형펀드는 신흥국 주식형펀드가 선방하고 있다. 지난 19일 7거래일 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선 주식형펀드는 하루 만에 순유출로 전환하며 지난주 48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와 해외 모두 자금 순유출을 기록한 가운데 유럽 주식형펀드의 자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최근 2주 동안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순유출된 1702억9500만 원의 자금 중 약 40%(1039억1300만 원)가 유럽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갔다. 이어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 350억2800만 원, 신흥국 주식형펀드에서 219억9600만 원이 각각 해지됐고, 신흥아시아 주식형펀드와 중남미 주식형펀드에서는 각각 69억5500만 원, 23억9700만 원의 자금이 나갔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반등 국면에 들어서고 기대 인플레이션 레벨이 상승하는 등 글로벌 거시적 환경이 신흥국에 우호적”이라며 “더불어 지난주 브라질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인하했고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이후 시장 일각에서는 12월 추가 통화정책 가능성이 나오는 등 미국을 제외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나쁘지 않은 점도 신흥 시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