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제안', 삼성에 날개? 독?…"주가는 간다"

입력 2016-10-0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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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트 엘리엣 매니지먼트의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탈(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탈(Potter Capital)이 삼성전자에 회사 분할을 제안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엘리엇이 삼성에 추진해왔던 인적분할과 지주전환의 명분을 마련해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삼성그룹주들의 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45% 오른 169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중 170만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도 7% 넘게 주가가 올랐으며 삼성생명도 4.31% 상승했다.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으나 삼성에스디에스도 장중 2% 넘게 올랐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엘리엇이 전날 삼성전자 이사회에 주주가치 증진계획 제안서를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데 따른 것이다.

엘리엇의 주요 제안 사항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분할된 사업회사를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들을 위한 30조원 규모의 특별배당 등을 하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강력히 반대하며 삼성과 맞서왔던 엘리엇의 이같은 갑작스런 요구에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이 쏟아졌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엘리엇의 이같은 요구가 삼성 측은 물론 주주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엘리엇이 제시한 회사 분할 방안이 삼성 측이 추진해오던 지배구조 개편 방향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을 위한 명분을 세워줬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엘리엇이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삼성전자와 오너일가가 이룬 과거 업적을 지지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또한 지주 전환을 통한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번 제안 배경 역시 삼성전자의 저평가 해소지만, 사실상 삼성이 스스로 꺼내기 힘들었던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지주 전환의 명분을 엘리엇이 세워 준 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분이 0.62%에 불과한 엘리엇이 삼성전자 지주회사의 잉여현금흐름의 75%를 지속적으로 주주에게 환원할 것을 선언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행동이라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엘리엇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엘리엇이 향후 우호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될 수 있으며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제2, 3의 엘리엇이 출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엘리엇의 제안이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삼성그룹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데는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 이번 엘리엇 제안은 삼성전자가 비영업 자산의 가치를 인식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관점을 재확인시켜 주는 사건으로 해석된다"며 "삼성전자는 점차 주 주환원 정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과정에서 견조한 주가 상승이 동반될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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