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이 10일째로 장기화하고 있지만 성과연봉제 도입을 놓고 코레일 노사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화물연대까지 10일 총파업을 예고하며 가세해 물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6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파업 참가자는 7439명으로 40.6%의 참가율을 보였다. 지금까지 7689명의 파업 참가자 중 250명(3.3%)이 복귀했지만 40% 초반대의 파업참가율은 유지되는 형국이다.
사측은 파업을 주도한 145명(1.9%)을 직위해제하며 강경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코레일은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상으로도 이번 철도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하며 대치하고 있어 노사 간 원만한 조율이 요원한 실정이다.
철도파업으로 KTX를 제외한 수도권 전철과 새마을호, 무궁화호, 화물열차가 감축 운행되면서 평상시 대비 운행률은 80.0%까지 떨어졌다.
특히 화물열차 운행이 평상시 대비 40% 초반대로 줄면서 수도권 물류기지인 의왕 컨테이너 기지(의왕ICD) 내 컨테이너 화물은 쌓이고 있다. 의왕ICD에 따르면 전날 철도 수송량은 발송 기준 398TEU(1TEU는 약 6m 컨테이너 1개)로, 발송해야 할 화물(948TEU)의 42%에 그쳤다. 적치된 화물은 1100TEU로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물연대는 화물차 진입규제 완화 시 과당경쟁으로 운임이 떨어질 것이라며 10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국토교통부가 8월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등에 반발해, 모든 조합원이 8일까지 화물운송 업무를 마무리하고 10일부터 화물의 상·하차를 일절 거부하기로 했다. 복귀지침 전까지 파업을 유지하고 화물운송에 나서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화물연대는 화물 노동자의 전면 파업 돌입으로 인해 물류대란이 현실화하면, 그 책임이 전적으로 화물연대의 요구를 외면한 정부에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전날 국토부는 화물연대의 총파업 결정 이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2003년과 2008년, 2012년에 전국적 집단운송거부 등 불법행위로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준 화물연대가 또다시 정당성을 상실한 파업에 들어간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2001년 7월부터 영업용 화물운전자에게 매년 약 1조6000억 원의 유가보조금을 지원하는 한편 △2014년과 지난해 화물연대의 주장 내용 등을 토대로 지입차주 권리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시행했고 △업계 및 차주단체와 50차례 이상의 협의를 거쳐 마련한 8월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에, 화물연대도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 과정에 마지막까지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집단운송 거부에 참가해 운송을 거부하는 화물운전자에 대해 6개월간 유가보조금 지급을 정지하는 한편 △차량을 이용해 교통방해를 하거나 운송방해를 할 경우에는 운전면허를 정지 또는 취소하고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는 경우 화물운송종사자격을 취소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다. 운송에 참여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및 경찰 에스코트 등을 시행하고, 운송방해 행위로 인한 차량 파손 등의 피해는 전액 보상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파업 시 전체 사업용 화물차 43만7501대 중 화물연대 가입 차량은 1만4000대로, 비중이 3.2% 수준에 그쳐 영향이 비교적 미미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컨테이너 차량은 총 2만1757대 중 화물연대 소속이 7000대로 32.2%에 달해 피해가 클 전망이다.
화물연대 조합원만 파업에 들어갈 경우 수송차질 예상치는 하루 평균 컨테이너 처리량 3만7650TEU 중 1만2112TEU(32.2%) 규모로 나타났다. 화물연대와 철도 파업이 더해질 경우 수송차질 예상치는 1만3022TEU(34.6%) 규모로 늘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