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인증에 걸리는 1초면 금융거래가 되는 시대다. 이미 대중화된 지문인식에서부터 위ㆍ변조에 강점을 지닌 홍채인식, 정맥인식 등 핀테크(금융+IT) 기술이 금융권 깊숙이 확산하고 있다. 은행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관련 기업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스마트폰 생체인증 도입에 모바일 금융거래 보안성 ‘안심’ =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계좌관리나 이체, 대출까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음에도 보안성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다.
보안카드나 일회성비밀번호생성기(OTP) 등이 간편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지문인식 기술을 채택한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간편함과 보안성을 동시에 챙길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에선 홍채인식 기술까지 도입돼 보안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홍채인식 기술을 모바일뱅킹 앱과 연동해 최종 승인단계로 활용하고 있다.
모바일뱅킹이 접근성이나 보안성 면에서 한발 앞서면서 은행들도 인터넷뱅킹 부가 서비스로만 여기는 데서 탈피했다.
가장 먼저 모바일을 강화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모바일 전용은행인 ‘위비뱅크’를 서비스했다. 위비뱅크는 △간편송금 △모바일대출 △음악ㆍ게임서비스 △여행자ㆍ레저보험ㆍ환전 등 고객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하는 서비스를 한데 모았다.
이후 신한은행은 ‘써니뱅크’, KEB하나은행이 ‘원큐뱅크’, IBK기업은행 ‘아이원뱅크’, KB국민은행 ‘리브’ 등을 출시하며 모바일뱅킹 경쟁에 불이 붙었다.
최근엔 모바일로 중금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고객 유치가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핀테크기업, 금융권 침투 본격화 = 금융권 변두리에 머물던 핀테크 기업들이 점차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핀테크 기술이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지급결제(간편결제) 시장이다. 이미 스마트폰에 담긴 카드정보로 결제를 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실물카드 발급 없이 모바일로만 제공하는 카드도 선보였다.
기부나 현물 형태로 반환만 가능하던 크라우드펀딩은 올 초부터 주식 형태로 투자할 수 있게 돼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금리 대출의 틈새시장을 형성하던 P2P대출(개인간 대출거래 연결) 업계도 어느덧 시장 규모가 3000억 원까지 성장해 금융당국이 관련 규정과 법을 검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P2P대출기업 중 8퍼센트는 누적투자액 394억 원(9월 20일 기준)으로 400억 원 돌파가 눈앞이다.
인공지능의 비약적 발전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기술 성장도 눈에 띈다. 아직 로보어드바이저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세계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안정성과 수익률 등 검증과정이 진행 중으로 수년 내 일반 자산관리에 근접한 수준의 서비스가 출연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 핀테크 기업 육성부터 협력까지 한번에 = 다양한 핀테크 기술에서 금융권의 미래가 엿보이는 만큼 금융권도 핀테크 기업들의 육성과 제휴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초부터 핀테크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 중 신한금융지주는 ‘퓨처스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인프라ㆍ시설과 금융 테스트 환경을 제공한다. 사업 측면의 지원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의 기술 금융을 통한 융자, 기술 가치 평가 펀드를 통한 투자 등 투·융자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P2P대출기업 어니스트펀드에 10억 원을 투자하고 중신용 등급의 정교한 신용평가 모형 연구에 협력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핀테크 지원센터를 확대한 ‘NH핀테크 혁신센터’를 통해 다양한 핀테크 기업과 소통하고 있다. 대부분 벤처기업인 핀테크 기업들에 각종 경영관련 자문과 법적 자문 등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11월 핀테크기업 육성을 위한 ‘IBK금융그룹 핀테크 드림랩(Dream Lab)’을 경기도 성남시 네오위즈 판교 타워에 열었다.
핀테크 드림랩은 은행이 제공한 사무공간에 핀테크 업체가 입주, 비즈니스 모델이 완성되도록 은행으로부터 테스트베드와 컨설팅, 투ㆍ융자 지원 등을 받는 공간이다.
향후 업계에선 기성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들과 협력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범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