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불쏘시개 된 8ㆍ25 가계대책 방안… 정부 추가 규제카드 꺼내나

입력 2016-10-0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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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8·25 대책이 주택시장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현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25일 나온 가계부채 대책이 달궈진 주택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정부가 추가 진정책을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선을 우려해 강력한 규제가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25 대책 발표 이후 9월 말까지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분양한 단지는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을 마무리했다. 총 9개 단지에서 739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3만 2234명이 몰려들었다. 평균 17.87대 1의 경쟁률이다. 올해 공급된 경기·인천 아파트 1순위 평균 경쟁률 7.08대 1보다 2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부영그룹이 8월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3개 블록에서 공급한 ‘동탄2신도시 사랑으로 부영’은 1순위에서 각각 53.54대 1, 61.1대 1, 53.0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금강주택이 같은달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선보인 ‘다산신도시 금강펜테리움 리버테라스’ 역시 1순위에서 2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 공공택지를 제외한 분양시장도 8·25 대책 직후 달아올랐다. 장위뉴타운의 '래미안 장위1'은 평균 21.12대 1로 올해 분양한 강북권 사업지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명륜자이' 1순위 청약에서는 346가구 모집에 무려 18만1152건의 청약 통장이 몰려 평균 경쟁률 523.6대 1로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공급 축소 방안이 담긴 8.25 대책이 내집마련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면서 오히려 청약시장의 열기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기존 주택시장 역시 안정세를 보이지 못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은 0.35%의 상승률을 보이며, 2006년 12월 이후 10년 만에 주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8.25 대책 발표 후 한 달 동안 서울 아파트 값은 1.21% 뛰었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택지와 주택공급 조절 방안을 담은 8.25 가계부채 방안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보다, 공급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가격 상승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강남 재건축을 필두로 서울 아파트 값의 오름세가 가팔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로 공급되는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뷰와 잠원동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한신3차, 잠원동 한신2차 등이 2000만~5000만원 가량 올랐다. 강남은 개포동 주공고층7단지, 대치동 은마 등이 1000만~4000만원 가량 올랐다.

8·25대책이 시장 안정화가 아닌 불쏘시개 역할을 함에 따라 정부의 다음 규제 방안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연구원은 "시장이 과열되면서 내년 도입할 계획이었던 집단대출 소득심사가 당장 이 달부터 조기 시행된다"며 "정부가 직접적인 규제를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제도가 연내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다 대선을 1년 남긴 정권 말기 시점에 시장을 지나치게 진정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12월에 시작되는 DSR도 이미 강력한 규제로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지금 상황보다 시장 과열이 심화되면 규제책을 또 꺼낼 가능성이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어 강력한 규제책을 꺼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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