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0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월별 수출액은 8월 들어 20개월 만에 2.6% 증가로 돌아섰지만 기나긴 ‘마이너스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도로 뒷걸음질했다.
수출 악화는 자동차 업계의 파업이 직격탄이 됐다. 파업으로 인한 수출 감소폭은 2.6%포인트에 이르렀다. 현대자동차가 파업을 벌인 자동차 수출은 작년보다 24%나 줄어 2009년 8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갤럭시노트7 리콜로 타격을 입은 무선통신기기도 4년 2개월 만에 최대인 27.9%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 밖에 선박 인도 물량 감소, 조업일수 감소(0.5일), 한진해운 물류차질 등도 수출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만 3분기 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 줄어드는 데 그쳐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해 1분기 이후 최소 감소율을 기록했다. 산업부는 “반도체·평판디스플레이·석유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의 견조한 회복세가 지속돼 10월 이후 수출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감산 합의가 유가 상승을 이끌어낼 경우 우리 수출에 청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 파업 및 무선통신기기 수출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4분기 수출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10월 들어서도 현대차 노조 파업은 좀처럼 타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재가입을 거론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데다 민주노총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이라는 초강수를 검토 중이어서 파업사태가 장기화될 우려도 크다.
자동차 파업뿐만 아니다. 철도노조에 이어 이번 주 화물연대가 파업 동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최악의 경우 육로수송 대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비상이 걸린 수출 기업은 수출 선적이 더욱 어려워져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경제 교역 저성장, 미국 금리인상, 무역장벽 등의 대외 불확실성도 수출입 변동성을 키울 전망이다. 변양균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최근 국제교역량 순환변동치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세계 교역량이 이른 시일 내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이로 인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