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8일(현지시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알제리에서 열린 비공식 회의에서 8년 만에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38달러(5.33%) 오른 배럴당 47.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8일 이후 최고치이자 올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2.53달러(5.50%) 오른 배럴당 48.5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알제리 알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에너지포럼(IEF)에 참석 중인 OPEC 산유국들은 이날 비공식 회담에서 생산량 한도를 하루 3250만 배럴로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OPEC의 생산량은 하루 3324만 배럴 수준이다.
앞서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회의도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날 것이라는 회의론이 팽배했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매수 주문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주간 석유 재고 통계에서 원유 재고가 4주 연속 줄어든 것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EIA에 따르면 지난 23일로 끝난 주간에 미국의 원유 재고는 190만 배럴 줄었다. 이는 300만 배럴 정도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석유 시장 조사 책임자 마이클 위트너는 “감산은 원유 가격에 명확한 강세 재료”라며 “실제로 얼마나 많은 원유가 시장에서 사라질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장 관리 시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OPEC은 회원국의 구체적인 일일 생산량은 오는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 회의에서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