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마을에 사는 80대 할머니를 성추행한 뒤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살인 사건을 단순변사로 처리해 초동수사의 문제점을 드러낸 담당 경찰에게도 징계가 내려졌다.
23일 관련업계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합의12부(이현우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신모(58)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신씨에게 10년간 신상정보 공개와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 주거 및 외출시간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범행 장소에 있는 CCTV 영상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혐의가 충분히 인정되고, 출소 후에도 유사 범행을 저지를 위험성이 큰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앞서 신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신씨는 지난 5월 16일 오후 충북 증평의 한 주택에 들어가 집주인 A(80·여)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A씨의 시신은 사건 발생 5일 뒤인 지난 5월 21일 오후 3시께 어머니 집을 찾은 아들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최초 의사 검안서를 토대로 단순 변사 처리했다. 그러나 CCTV 영상을 확인한 유족들의 의혹 제기에 뒤늦게 살인사건으로 수사에 나섰다.
초동수사 부실이라는 거센 비난을 받은 경찰은 사건 발생 일주일 뒤인 지난 5월 23일 A씨 집에서 1㎞가량 떨어진 마을에 사는 청각 장애인 신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사건이 종결된 뒤 초동수사 부실을 이유로 담당 형사 2명에게 정직 1개월, 팀장에게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