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에 맞춰 일본 정부가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영국에 경고장을 날렸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로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 큰 불확실성을 안긴 가운데, 일본 외무성은 이례적으로 웹사이트에 원활하며 완만한 브렉시트인 ‘소프트 브렉시트’를 요구하는 메모를 올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모는 “영국 정부는 일본 기업들에 자국이 ‘유럽으로 가는 관문’이라는 점을 강조해 투자를 유치해 왔다”며 “영국은 이 약속을 지킬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영국이 이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브렉시트가 일본 기업과 금융기관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를 강하게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메모는 “영국에 유럽 본사를 둔 일본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EU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다른 곳으로 본사를 이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이 총리에게 이처럼 강도 높은 훈수를 둔 것은 일본만이 아니다. 메이 총리는 이날 G20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장 먼저 정상회담을 가졌다. 약 1시간의 회담 후 두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서로의 성이 아니라 이름을 부르면서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고 양국이 오랜 동맹국이며 강한 파트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으나 브렉시트와 관련해 미국·영국 사이의 무역·투자 관계 재구축을 놓고는 온도차가 부각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브렉시트를 신중히 다루지 않는다면 미국·영국의 강한 사업적 연계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EU와 협상 중인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을 언급해 무역협정에서 영국이 뒤로 밀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미 오바마 대통령은 올봄 브렉시트 국민투표 전 영국을 방문해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무역협정 협상에서 맨 뒤에 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