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시대가 예상보다 훨씬 일찍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성능 개선 등의 기술 발전과 충전소 보급 확대 등에 힘입어 일반인이 전기차를 대규모로 채택하는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일찍 올 전망이라고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전기차는 일반 정보·기술(IT) 기기처럼 기술적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내년 출시될 테슬라의 ‘모델3’ 가격은 인센티브를 제외해도 가격이 3만5000달러(약 3900만 원)로, 미국 신차 판매 평균가인 3만3000달러와 거의 차이가 없다. 또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200마일(약 320km)을 달릴 수 있어 기존 일반 전기차보다 주행거리는 배 이상 늘어난다고 WSJ는 전했다. 심지어 테슬라는 최근 세단 ‘모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에 대해, 한 번 충전으로 506km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 ‘P100D’를 적용한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 등 다른 자동차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도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GM의 쉐보레 브랜드는 올연말 주행거리가 200마일이 넘는 전기차 ‘볼트(Bolt EV)’를 3만7500달러에 출시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충전소업체인 차지포인트의 패트 로마노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대부분 자동차업체와 전기차 보급 확대 방안을 논의하거나 협력하고 있다”며 “자동차업체들은 모두 전기차에 대한 내부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 150대 중 한 대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PHV)나 순수 전기자동차(EV)였다. WSJ는 단기적으로 PHV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이나 PHV도 휘발유 사용이 기존 차량보다 크게 줄어 전기차로 분류해도 무방하다고 전했다. GM 쉐보레 사업부의 스티브 마호로스 마케팅 이사는 “PHV인 ‘볼트(Volt)’는 주행거리의 65%를 순수하게 전기로만 움직인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에 PHV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현대차도 2020년까지 순수 전기차 2종, PHV 8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충전소 보급 확대도 주목할만 하다. 차지포인트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유료 충전소는 3만 개로, 9만 개인 휘발유 주유소를 3분의 1 수준까지 따라왔다. 여기에 편의점 체인 등 별도로 충전소를 제공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