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WB 총재, 2기 연임 빨간불…직원들, 이사회에 총재 교체 요구 서한

입력 2016-08-10 09:17 수정 2016-08-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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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세계은행(WB) 총재의 2기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WB 직원조합이 이사회에 보낸 서한을 입수, 이들이 김 총재의 “리더십 위기”를 지적하며 WB 총재 교체를 요구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이미 2기 연임을 염두에 두고 캠페인에 돌입한 김 총재에게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WB 직원들은 서한에서 “세계가 변했고 WB도 변해야 한다”면서 “총재 선출에 대한 ‘게임의 법칙’을 다시 논의하지 않는다면 세계은행그룹(WBG)은 국제무대에서 시대착오적인 기관이 될 가능성에 직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총재는 하버드 의대 교수와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대인 다트머스대 총장을 거쳐 2012년 12대 WB 총재에 올랐다. 당시 WB 역사상 첫 비(非) 백인 총재라는 점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WB 총재의 임기는 5년으로 김 총재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김 총재는 공식적으로 연임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올해 초 2기 연임 도전 의사를 내비친 상태라고 FT는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총재와 WB 이사회는 지난달 말부터 2기 연임과 관련해 비공식 논의에 들어갔다.

직원조합은 서한에서 1944년 브레턴우즈 협정 이후 미국이 밀실협의를 통해 줄곧 WB 총재직을 독식해왔다며 미국인이 아닌 다른 국가의 인물이 WB를 이끌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제적으로 WB 총재 후보를 물색해야 하며 공정한 선발 과정을 통해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김 총재가 2012년 취임 이후 WB 구조개혁을 밀어붙이는 탓에 줄곧 내부 비판에 시달려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대 교수이자 의료구호활동가 출신답게 그가 WB의 기존 역할을 벗어나고 있다는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창궐 당시, 세계가 직면한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 WB가 직접 나서는 등 WB의 역할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는 것이다.

직원조합은 WB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지난 2년간 WB 내부 사기가 저하됐으며 이는 곧 WB가 리더십 위기를 겪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WB 대변인은 직원조합의 주장과 달리 김 총재의 선임과정 당시에도 개방성과 다양성, 투명성 등의 원칙이 적용됐으며 임기 만료 6개월~1년 전 이사회와 총재가 재임명과 관해 논의하는 것은 통상적인 관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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