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제닝스는 1938년 7월 29일 탄생해 2005년 8월 7일 폐암으로 세상을 등진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뉴스 앵커다. 학력이 고졸도 아닌 고교 중퇴였으나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국민 앵커’가 됐다.
그는 어떤 중대한 사건, 사고 앞에서도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앵커 겸 방송인 백지연은 ‘나이스 포스’라는 자신의 책에서 “누가 보아도 울 이유가 많았던 그이지만 결코 울지 않았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그가 눈물을 흘릴 때보다 무표정할 때 더 신뢰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시에서 출생했다. 어릴 때부터 방송 천재로 통했던 그는 9세에 캐나다의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1965년에는 ABC 본사의 저녁 뉴스 앵커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좋은 일엔 마가 끼기 마련.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미숙한 진행으로 쫓겨나게 됐다. 여기에 좌절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던 그는 1968년 중동 특파원으로 뽑히자 엄청난 활약을 해 앵커 퇴출의 아픔을 씻었다.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1978년 ‘월드 뉴스 투나잇’의 공동 앵커 3명 중 하나로 뽑혔다. 그리고 1983년에는 단독 앵커가 됐다. 이후에도 그는 특유의 냉정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그는 NBC 톰 브로코, CBS 댄 래더와 함께 1980년대와 1990년대를 호령한 ‘Big 3 앵커’로 불렸다. 2003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그는 2005년 4월 폐암으로 ‘월드 뉴스 투나잇’ 앵커를 그만뒀고, 앵커에서 물러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비슷한 때 톰 브로코와 댄 래더도 방송계를 떠나면서 ‘Big 3’ 시대는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죽었으나 ABC는 홈페이지에 아직도 그의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그를 기리고 있다.